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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이정은 김선영 노정의 이상엽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이 만든 "내가 죽던 날" 보고 왔습니다. 일단 감정 표현이 무척 세심해서 감독이 여자일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역시 박지완 감독은 단편 '여고생이다'로 제10회 서울 국제 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는 여성 감독이었습니다. 

 

'내가 죽던 날'은 범죄 사실의 주요 증인으로 지내던 소녀가 유서를 남긴 채 벼랑 끝으로 사라진 사건을, 상처 투성이의 형사 김혜수가 추적하며 자신의 아픔도 치유하는 내용입니다. 

 

고통 속에서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는 김혜수와 '기생충', '동백꽃 필 무렵' 등을 통해 대세 배우로 올라선 이정은의 몰입감 주는 연기, '동백꽃 필 무렵' '1988' 등을 통해 친숙한 동네 언니가 된 좋은 친구 김선영 등이 합을 맞추어 자연스럽고도 따스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박지완 감독

소녀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영화 초반의 주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악당이 나오는 스릴러 영화는 아닐까(아무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관람했네요^^) 생각했지만 결국은 아픈 시대를 살아가는 제게도 가슴 뭉클함을 주는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박지완 감독

그리고 감독의 역량에 찬사를 보냅니다.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 우리의 예상과 같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감독은 영화 곳곳에 감독의 의도를 심어 놓고 우리를 끌고 다닙니다.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다가 허를 찔린 듯한 느낌이 들지만 감정이 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박지완 감독이 그려나갈 영화 세계를 응원합니다.

사는 게 녹록치 않습니다. 바이러스로 곧 무너질 듯한 세상에서 버티느라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행복하게 잘 지내는 사람 또한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며 나처럼 힘들어 하는 사람을 응원할 수 있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개봉한 "내가 죽던 날"을 통해 여러분도 그 1인이 되겠다 다짐하는 날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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